Home

늦게 배운 오락에 밤 새는 줄 모르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.

2024/02/17 01:05 KST (2024/02/17 01:10 KST 수정됨)


주변에 리듬게임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본인은 끝까지 리듬게임 안 하던 박재민씨.. 지난 일요일, 할 짓이 없어 신촌에 갔다가 사운드 볼텍스를 처음 해 봤는데요. 요즘은 일찍 퇴근하는 날은 매번 오락실에 가서 리듬게임 하는 삶을 보내게 되었습니다.

회사에 다니다 보니 인디게임을 전력으로 만들 만큼 정서적인 자원이 남지 않았습니다. 그러면서도 계속 인디게임은 만드려고 하니까, 보통 사람들의 두 배는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정작 그렇게 두 배로 열심히 살아도 인디게임 작업을 진행시킬 수 있을 만큼 작업을 할 수는 없더라고요.

뭔가를 열심히 해서 목표를 달성해 본 경험이 흐릿해져만 가는 기분이 들어 최근 굉장히 우울해져 있었습니다. 삶에 다른 활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리저리 방황도 했습니다. 디제잉을 배운다던가, 작곡 툴에 20만원 30만원씩 쓴다던가 하는 말도 안 되는 행위들을 막 했었습니다. (가상악기나 샘플팩 같은 것은 지금도 이것저것 많이 사고 있습니다. 마 니 쇼핑중독이다) 좀 사교적인 취미를 가지면 인생이 덜 외로울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.

하여간 그 연장선상에서 리듬게임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. 제 친구들이 죄다 리듬게임을 하다 보니 저도 리듬게임 하면 좀 더 친구들이랑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. 몇 판 해 보니 역시 돈 조금 들이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충실한 BM을 가지고 있는 기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원래는 이 정도 성취감에는 꿈쩍도 안 하는 도파민 중독 인생을 살았던 것 같은데, 이젠 그냥 점수 970만에서 980만까지만 올려도 너무 재밌네요.

신촌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올리고 적당히 글 정리하겠습니다.

사실 맨 처음엔 좀 고상하게 생긴 투덱을 해 볼까 싶었는데 (사볼은 너무 미소녀 여캐가 대문짝만하게 나와 있어서 좀 많이 오타쿠같고 뭔가 제가 오타쿠육수충이 된 것 같은 기분 됨), 한 번 해 보니 제 뇌가 도저히 7줄 채보를 읽을 수 없어서 첫 판만에 나가 떨어졌습니다. 친구 말로는 사볼도 굉장히 하드코어한 게임인데 투덱은 사볼이 캐주얼해보이게 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게임이라더라고요. 해 보니까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. 끄악~~ 전 사볼 4줄도 헷갈려요~~

유비트. 처음 왔을 때 한 무리의 남고생? 남자 대학생?들이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서 차마 대기코인 올릴 생각을 못 했습니다. 다른 게임기들 슥슥 둘러보다가 그 사이에 사볼에 빠져버려서 결국 유비트는 끝까지 한 판도 못 했습니다.

이어뮤 카드. 자기 하이스코어같은 거 랭킹에 등록해주는 카드인 것 같습니다. 뭔가 랭킹에 도전하거나 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만.. 하나쯤 있어야 폼이 난다는 느낌인 것 같아서 오늘 (한양게임센터에서) 하나 만들었습니다. 내일도 몇 판 돌려볼까 싶네요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