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4/01/21 23:58 KST
육식주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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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의 <판타스틱 포>. 빵, 치즈에 고기패티가 4장 들어간 게 다고 거기에 피클 하나 띡 넣어주는 폭력적인 구성의 버거입니다.
사실 이번 토요일(글 쓴 시점으로 어제!)에도 한 번 같은 프랜차이즈 여의도점을 다녀왔는데, 그 때는 메뉴판에 적힌 '패티 4장, 치즈 2장'이라는 소개 문구에 공포(?)를 느껴 차마 시도해보지 못하고 '브루클린 웍스'(베이컨양상추토마토+기타등등야채들. 딱 근본 BLT+패티 조합 햄버거가 나와요.)를 먹었는데, 야채와 고기 밸런스가 꽤 훌륭하게 잡혀있는 버거가 나와서 '이 정도 근본의 버거를 만들 수 있다면, 고기 4장 노근본 버거도 훌륭한 맛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'란 확신이 생기더라고요.
오늘은 큰 맘 먹고 잠실까지 내려가 아침엔 개인적으로 개발중인 인디게임 작업을 하고, 저녁으로 이 판타스틱 포를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!!
메뉴.
브루클린이라는 상호명과 힙합 위주의 매장음악으로 보아 '크.림.'은 분명 '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'에서 따 온 것일 텐데, (이 문구를 후렴으로 쓰는 힙합 곡이 유명합니다.) 한글로 그냥 크.림. 하고 적어 놓으니 힙합은 어디 가고 그냥 크림치즈밖에 안 남은 웃기는 메뉴명이 되어 버렸네요. ㅋㅋ.
하긴 영어 필기체로만 메뉴를 적어 놓는 몰상식한 가게들도 있다는데, 따지고 보면 매우 훌륭한듯.
자리마다 놓여 있는 포크/나이프. 나이프를 주면서 정작 나이프 들고 먹는 그림에는 NO라니 참 도발적입니다. ㅋㅋ
수제버거 가게를 찾아다니다 보면 손으로 잡을 수도 없을 만큼 높게 (크게가 아니라, '높게') 나오는 햄버거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, 그런 가게들에 대한 도발인 걸까요? ㅋㅋ 확실히 햄버거는 손으로 들고 먹는 편이 훨씬 맛있는 것 같습니다. 그렇게 먹으라고 나온 음식이기도 하고.
실제 매장을 슥 둘러보니 대충 반은 포크, 나이프를 쓰고 반은 손으로 들고 먹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. 개인적으로는 손으로 들고 먹는 쪽을 훨씬 좋아하지만, 확실히 육즙이 뜨거워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고요. 물론 반 정도 먹고 나면 그런 거 없고 그냥 손으로 먹으면 됩니다.
햄버거 리뷰인데 이런 거 없으면 섭하죠. 한 입 와앙~하고 베어 물은 사진.
패티가 4장이나 들어간 버거인데 신기하게 하나도 물리지 않았어요! 느끼한 맛을 후추 향이 잘 잡아 준 걸까요? 정확히 무슨 원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신기할 정도로 물리지도 않고 맛있게 먹었습니다.
피클도 꽤 도움이 됐습니다. 피자 시키면 나오는 피클 수준이 아니라, 정말 강한 신맛이 나는 피클을 통으로 줘서 콜라가 필요가 없겠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.
깔끔하게 처리. 결국 콜라는 반도 안 마셨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!
지지난 주였나, 그 유명한 신논현 파이브 가이즈에 가 봤던 게 생각이 납니다. 느글거릴까 걱정돼서 웬갖 토핑을 얹었건만 결국 햄버거 하나만 겨우 해치우고 감자튀김은 대충 네 조각 먹고 버린 기억이 나는데, 그에 반해 이 버거는 야채 하나 없이 고기 패티만 네 장이 들어가는데도 전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점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. (패티 하나당 그램 차이가 있기도 하겠지만, 아무리 60그램 패티여도 4장 있으면 240그램이잖아요??)
하여간 미식입니다. 햄버거 좋아하거나 수제버거에 관심 보이는 친구가 있으면 데려가면 좋을듯. 대만족!